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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작가

재치 만점 할머니 작가? 아니 할아버지 작가인, 헬메 하이네 그림책의 특징과 대표 책소개

by 4545 2023.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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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재미있게 읽었던 『세 친구』를 접하게 되어 만난 작가. 이름만으로는 할머니 느낌의 여성 작가인 줄 알았는데 예순 넘은 할아버지가 쓴 그림책이었다. 그래서 더욱더 정감 있고 인생의 깊이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헬메 하이네는 동물들의 특징을 잘 잡아 재밌게 그림을 그리고 글도 유머 넘치는 재치 만점의 작가이다. 철학 동화로 분류되는 『코끼리 똥』은 같은 작가가 맞나 싶을 정도로 익살스럽고도 의미 깊은 이야기로 다양한 해석을 하게 한다.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을 읽다가 엄마가 그림책 작가에게 푹 빠졌다. 헬메 하이네가 그 작가 중 한 명이다.

 

작가소개

헬메 하이네는 1941년 독일 베를린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미술사와 경제학을 공부했다. 유럽, 아시아, 남아프리카 등 전 세계를 여행한 덕분에 책 속 주인공들도 함께 세계를 여행을 한 내용이 많다.  지금까지 만든 책이 35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고, 전 세계에서 무려 2천5백만 권이 넘게 읽혔다. 많은 작품이 프레미오 그라피코 상, 독일아동청소년문학상 등 독일의 권위 있는 문학상을 받았다.  지금은 뉴질랜드의 한 바다 위 스튜디오에서 글과 그림, 조각 등의 창작 활동을 하며 라디오, 영화, 드라마의 극본도 쓰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책으로는 『세 친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달걀』, 『신비한 밤 여행』 등이 있다. 독일과 뉴질랜드를 오가며 어린이 TV 프로그램 작업을 하기도 하고 감독, 배우, 무대 제작자, 조각가 일을 하며 다양한 경험을 한 헬메 하이네.  살면서 겪는 다양한 일이 힘이 되어 깊이 있고 좋은 그림책들을 많이 그려 내면서 그의 경험과 직관을 풍요롭게 그림책에 담아내는 작가 중 한 명이다. 

 

그림책 특징

 헬메 하이네 그림책의 형형색색의 수채화톤의 그림 안에 자유롭고 동적인 선, 밝고 맑은 채색을 통해 캐릭터를 경쾌하게 잘 살리고 있다. 또한 그의 그림책들은  특유의 독특한 풍자와 유머, 그리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작고 사소한 소재들이라 할지라도 엄청난 이야기로 재구성한다. 다양하고 개성 있는 이야기들을 능숙하게 지어내는 사람을 대하듯 동물과 잘 지냈던 지냈던 그는 마치 아이처럼 천진 난만하고 순수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순수한 감성, 그리고 동물들과 보낸 남다른 경험으로 그만의 독특하고 발랄한 그림책을 만들어 냈다. 철학적이고 교훈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야기라 할지라고 쉽고도 유쾌하게 풀어냈다. 

 

작가의 대표 책들 

 

『세 친구』표지와 본문 이렇게 돼지와 닭, 쥐 들과 동무 삼아 놀다가 나온 책이 『세 친구』(Freunde)와, 『세 친구의 즐거운 나들이』(Mullewapp), Friends Go Adventuring(세 친구, 모험을 떠나다)이다. 뮬레밥이라는 동네에 사는 재기 발랄한 닭과 돼지 그리고 쥐가 닭 우리와 돼지우리와 쥐구멍 속에서 밖으로 나와 무리 지어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며 마음껏 세상 구경을 하는 모습이 시원한 수채화로 재미있게 그려져 있다.  무전여행에 반드시 따라다니는 것은 배고픔. 돌아다니다가 배가 고파 체리를 따는 세 친구의 엉덩이와 그다음 장에서 잠시 풀밭에 앉아 쉬는 모습, 먹을 것이 풍요로운 낙원에서 돼지고기 냄새가 나는 장면(돼지 꼬리가 쥐덫에 걸려 있죠) 들이 아주 익살맞다.  Ten Little Mice(새앙쥐 열 마리)에서는 높은 건물 위에서 춤을 추고 야밤에 고속도로에서 날뛰기도 하고, 성냥과 촛불로 장난치고 하루 종일 눈과 얼음 위를 휘젓고 다니다가 그만 한 마리씩 목숨을 잃는 쥐들을 통해서 헬메 하이네는 지나친 일탈이 가져올 결과를 슬쩍 보여 주기도 한다. 그러나 생명은 계속 이어지나니, 혼자 남은 쥐의 배가 점점 불러와 다시 아홉 마리 새끼 쥐를 낳다니..

 

『꼬마악마 디아볼로』(Diabollo)의 디아볼로 역시 삐딱선을 타고 싶어 몸부림을 친다. 비 오는 날 집 안으로 개 끌어들이기, 자는 아기 깨우기, 수프에 꼬리털 떨어뜨리기, 권투 선수의 바지 고무줄 끊어 놓기. 이 악동은 아무도 자기와 놀아 주지 않자 심술이 더 나서 삼지창을 어느 집에 던져 버리는데, 그때 번개가 번쩍! 그 집에 불이 나고 그 사람들의 수호천사가 쉬는 날이라, 디아볼로가 모처럼 이들을 도와준다.  그리하여 소방수로 환영받게 된 이 악동이 신나게 하는 일은 소방 호스의 물을 구름 위의 천사들에게 뿜어 대는 일이 되었다. 하하 호호!

 

 

『슈퍼 토끼』(Der Superhase)는 약간 우울한 책입니다. 헬메 하이네는 이 책에서 부질없는 욕망과 어리석은 대중의 속성을 표현했다. 토끼 한스는 유명해지고 싶어서 새처럼 날아 보려고 나무에서 뛰어내린다거나 헤엄을 쳐 보겠다고 물에 뛰어드는 행동 덕에 ‘슈퍼 토끼’라는 별명을 얻는다.  한스의 욕망을 응원해 주느라 뒤에서 앞발로 눈을 일제히 가리고 진실을 보지 못하며 장단 맞춰 주는 어리석은 토끼 무리나 남들이 자기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귀를 묶는 바람에 여우가 다가오는 소리도 못 듣고 잡아먹히는 한스를 보며, 불안감이 느낀다.  저마다 자기 알이 가장 아름답다고 여기는 닭들의 경쟁을 통해 다양성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는 이야기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달걀』은 깃털이 아름다운 닭과 길고 쭉 곧은 다리를 가진 닭과 빼어난 볏을 가진 닭, 이 세 닭은 자기가 가장 예쁘다며 늘 다투다가, 임금님한테 물어보기로 한다. 임금님은 가장 아름다운 달걀을 낳는 닭이 가장 아름다운 닭이라고 한다. 그러나 세 마리 닭은 각기 개성 있는 달걀을 낳는다. 어느 것이 가장 아름다운 달걀인지 도저히 가려낼 수 없는 임금님은 세 마리 닭 모두 가장 아름답다며, 이들 모두를 공주로 삼는다..

 

 

 

 

『신비한 밤 여행』(Die Wunderbare Reise Durch Die Nacht)은 잠이 왜, 어떻게 오는지, 그리고 꿈은 어떻게 꾸게 되는지를 간결한 글과 놀랍도록 신비한 그림으로 들려준다. 긴 막대기 위에 노란 달님을 달고 잠을 인도하는 ‘잠이’에게 요리사, 돼지, 양, 아기, 물고기 등이 줄줄이 졸며 따라오는 그림의 바탕은 검푸른 밤하늘색이다. 

‘꿈이’가 데려가는 낙원의 그림은 밝지만, 이 역시 잠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어서 검푸른 색조가 언뜻언뜻 눈에 띈다.  아침이 오는 그림에서는 ‘잠이’가 들고 있는 달이 따르릉 시계로 변하는 데서 작가의 재치를 엿볼 수 있다.

 

 

 

 

 

 

 

헬메 하이네의 예순 번째 생일인 2001년 4월 4일에 출간된 『영원한 세 친구』(Der Club)는 유쾌한 과학 만화 같은 느낌을 주는 그림책이다. 지식을 담당하는 머리 교수와 마음을 담당하는 사랑마음 아주머니, 그리고 몸을 담당하는 뚱보배 아저씨가 서로를 이해할 때만 우리의 정신과 영혼과 몸이 하나가 된다. 사랑마음 아주머니가 ‘네게로 오는 모든 마음’을 돌보아 ‘언제든지 네가 그 마음을 선물할 수 있도록’ 깨어진 마음은 다시 잘 붙여 주고, 구겨진 마음을 깨끗하게 펴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죽음이란 무엇인지,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되는 건지 궁금해하는 아이들에게 이 아저씨는 “사람의 육체가 땅 속에 묻힌다 해도 그가 남긴 사랑과 업적은 영원하다는 것을 이야기해 주고 싶었다.”라고 한다. 심오한 철학 그림책 같으니라고.. 

 

 

 

『국수 아줌마, 경비 아저씨 그리고 공부 씨』 의 주인공 카타리나는 국수 아줌마, 경비 아저씨, 그리고 공부 씨가 살고 있는 곳으로 놀러 갔다. 카타리나는 이들과 놀기 위해 각자가 담당자 하고 있는 일들을 분배하기로 했다.  국수 아줌마와 놀기 위해 공부 씨에게는 요리를, 공부 씨와 놀기 위해 경비 아저씨에게 책 읽는 방법을, 경비 아저씨와 놀기 위해 국수 아줌마에게는 마을을 지키는 방법을 가르쳤다. 이렇게 모두에게 서로 하는 일을 바꾸며 돌아가며 일을 하니 카타리나는 날마다 한 사람과 놀 수 있었다. 단 일요일만큼은 4 사람 모두 밖으로 나가 하루 종일 신나게 놀았다. 

 

 

 

 

 

헬메 하이네는 늘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 책이라고 심오한 주제에 대해 피하거나 돌아갈 필요는 없다. 아이들도 심오한 주제를 직면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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